2018년 4월 21일. 오늘은 닌텐도의 휴대용게임기 '게임보이'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닌텐도는 그간 거치용과 휴대영역을 아우르며 다양한 콘솔을 발매하며 적잖은 부침을 겪어왔었다. 패미컴을 시작으로 슈퍼패미컴까지 승승장구를 거듭했지만, 닌텐도64와 Wii U시절엔 경쟁사인 소니의 성공을 바라만 봐야하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휴대용 게임기시장에선 닌텐도의 위상은 공고했고 여전히 두텁다. 앞서 게임보이를 필두로 게임보이미크로, 닌텐도DS, 3DS, 하이브리드 컨셉이긴 하나 휴대가 가능한 스위치까지 휴대게임기 영역에선 철옹성을 자랑하고 있는 닌텐도라 하겠다. 해서 오늘은 닌텐도게임보이 발매30주년을 맞아 역사의 한획을 그은 닌텐도사 휴대게임기 몇몇의 변천사를 살펴보겠다.
■ 전설의 시작 게임보이
▲ 2.6인치 흑백화면안에 담긴 닌텐도의 저력
1989년 4월 21일.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닌텐도 게임보이는 당시 9,800엔의 소비자 판매가로 출시되었다. 휴대용게임기 본연의 목적을 충족코자 구동성을 철저히 고려했던 닌텐도사는 AA사이즈 배터리 4개를 통해 15시간의 플레이타임을 보장했다.
흑백액정의 160x144 해상도는 지금에 와서야 볼품없겠지만 당시 시기를 감안하면 휴대가 가능한 게임기 중 단연 돋보이는 스펙을 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기 성능에 있어서도 거치기인 패미컴게임을 수월하게 이식할 정도여서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기기자 했던 게임유저에겐 축복과도 같았던 게임기다.
■ 게임보이의 진화, 게임보이 컬러
▲ 밋밋한 흑백게임에 생동감을! 게임보이컬러
1998년 10월 21일 발매된 게임기로 게임보이 컬러버젼이다. AA사이즈 건전지 2개를 통해 35시간까지 작동이 가능했고 무게 또한 전작보다 가벼워진 138g으로 슬림화를 이룬 기기였다. 기기출력 해상도는 원래의 게임보이와 동일했으나 최대 32,768색을 구현할 수 있어 스펙은 원조 게임보이와 비교할 요소가 될 수 없었다.
▲ 게임보이 컬러전용 게임들! 마리오, 젤다, 포켓몬 3대장은 이때도 있었다
동시기 아케이드 명가 SNK에서 네오지오포켓을 출시하며 컬러 휴대용게임기 경쟁에 참가키도 했으나 당연하게도(?) 그들은 닌텐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보유한IP에서도 닌텐도가 우위였고, B2C가정용게임기 제작경험치에서도 닌텐도의 시야가 더 넓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닌텐도는 게임보이 컬러발매 약 1년 후 기기 판매가를 2,000엔 가량 낮춘 6,800엔에 발매하며 SNK 관뚜껑에 못을 박기도 했다.
■ 닌텐도의 첫 헛발질(?), 버츄얼 보이
▲ 이상과 꿈만 가득했던..닌텐도의 아픈 손가락 버추얼 보이
성공한 게임기는 아니나, 닌텐도가 유일하게 실패한 휴대용(?) 게임기라서 언급할 수 밖에 없다. 닌텐도 흑역사의 첫 시작. 버추얼보이 얘기다. 닌텐도가 자사 콘솔을 말아먹은 최초의 사례기도 한데 버추얼보이는 시대를 앞서간 게임기였다. 무려 1995년에 등장한 VR게임기다.
개발은 게임보이 신화를 일궈낸 닌텐도사 요코이 군페이가 맡았는데 리플렉션 테크놀로지라는 타사의 라이선스를 구매해 개발한 제품였다. 우선 버추얼 보이는 당시 수많은 불안요소를 안고 있었는데, 크기부터 짚어보겠다.
닌텐도에서 휴대용이라 명명한 버추얼보이는 무게가 760g에 달했다. 경량형 노트북이 1kg에 머무르는 시대니 당시엔 최선을 다한 경량화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기 디자인에서 보면 크기도 문제인데 이걸 휴대하며 즐기기엔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는 난해한 형태의 기기였다.
▲시력저하와 목디스크는 덤으로 얻게될 버추얼 보이
기기본체에 얼굴을 들이밀고 화면 속 디스플레이를 바라봐야 게임이 가능한 상황은 노멀한 유저가 받아들이기 힘든 휴대성였다. 기기스펙도 발목을 잡았는데 기술적 요소와 단가 부분으로 인해 디스플레이는 적색 LED가 채택되었다.
시대를 거스른 3D게임기라는 장점만이 존재할 뿐, 바라만봐도 눈이 아프고 거추장스런 이 게임기를 선택할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결국 버추얼보이는 일본 본토에서도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아 단종됐고 북미에서도 일본발매 중단 후 약 3개월만에 기기생산을 멈추기에 이른다.
다만 이때부터였을지 모른다. 닌텐도는 타사와 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꾀하려했고 거기서 가능성을 봤을지말이다. 바로 닌텐도DS. NDS의 탄생이 그것이다.
■ 게임유저 저변확대, 닌텐도DS
버추얼보이 이후, 닌텐도는 거치시장에서 N64와 게임큐브의 흥행에 실패했다. 경쟁사인 소니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만큼 비디오 콘솔시장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는데 휴대용게임기인 PSP 출시까지 발표하며 닌텐도의 목을 조여오기에 이른다.
휴대용게임기 시장에서 게임보이브랜드까지 점차 힘을 잃어가는 마당에서 닌텐도는 결단이 필요했다. 그 결과물이 듀얼스크린 게임기 닌텐도DS다. 2004년에 발매된 닌텐도DS는 화면 위아래에 달려있었는데 흡사 접이식 전자수첩같은 느낌였다.
▲ 당신의 뇌연령은 58세라고..친절하게 알려주던 기억이....
경쟁사인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이 화려한 스펙으로 게임과 동영상 재생까지 지원한데 반해 DS의 기능은 초라한 수준였다. 허나 닌텐도는 코어 게이머 외 다른 유저층에 눈을 돌렸다. 매일매일 두뇌트레이닝을 통해 게임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바꿨고, 직감적인 터치스크린을 통해 남녀노소누구나 쉽게 게임을 조작할 수 있게 했다.
경쟁사가 화려한 비쥬얼과 부가기능을 통해 전통적인 게이머 눈높이를 겨냥했다면 닌텐도는 게임 본연의 재미와 가치전달를 통해 비게임인구에게 자연스레 스며드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닌텐도의 이런 전략은 보기좋게 들어맞았고, 닌텐도는 DS, 후속기기인 NDSL을 통해 소니와의 휴대기 경쟁에서 판정승을 거두게 된다.
■ 3DS로 소니와의 2라운드 압승
▲ PS Vita, 스마트폰, 그리고 닌텐도
3DS는 이름과 같이 DS의 정식 후속머신이다. 기기 외형에 있어선 전작과 동일한 듀얼액정을 채택했는데 맨눈으로 3D 화면을 볼 수 있는 신박한 기능을 구현한 제품였다. 그러나 3DS가 발매된 2010년 시장상황은 좋지 못했다.
휴대게임계는 스마트폰 게임의 비중이 조금씩 커져가는 시기였는데 약 30여만원에 육박하는 게임기기를 유저는 선뜻 구매하길 망설였다. 결국 닌텐도는 출시 반년만에 가격을 40% 인하하는 결단을 내렸는데 애초에 가격에 거품이 있는거 아니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닌텐도만의 IP와 게임완성도에 있어선 누구도 의문부호를 달지 않았고 닌텐도 또한 퍼스트파티 게임지속 발매를 통해 3DS를 흥행괘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한다. 합리적 가격과 양질의 게임출시가 이뤄낸 결과였다. 그러나 PSP VITA의 경우 닌텐도와 같은 전략을 구사키엔 무리한 요소가 많았다.
▲소니가 쏘아올린 작은 공, 혀를 내두를만큼 비산 메모리가격이 3DS에겐 전화위복였다
일례로 게임구동에 필수인 메모리카드마져도 독자규격을 채택해 기기구매가에 대한 부담을 키웠고, 판매량이 저조하니 게임발매마져도 뜸해지기에 이른다. 결국 소니는 자사 공식발표를 통해, 더 이상 퍼스트파티 게임을 비타에 발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비타는 빠르게 시장내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기에 이른다. 이외 언급되지 않은 소니의 몇몇 헛발질에 닌텐도는 3DS로 압승을 거두게 된다.
■ 하이브리드 콘솔, 닌텐도 스위치
▲ 닌텐도라서, 닌텐도가 아니면 불가능할 컨셉. 닌텐도 스위치
휴대게임기 시장에서 더 이상 적수가 없는 닌텐도지만 계속 휴대게임기를 출시해야할지 닌텐도의 고민은 깊어가게 된다. 스마트폰 게임시장매출이 이미 휴대콘솔시장을 압도하는 시점에서, 이전과 같이 휴대기 출시를 하는게 성공가능한 일인지 판단할 시점이 된 것이다.
여기에 3DS가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데 닌텐도에서 아무런 후속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아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를 이제 더 만나기 어려울 수 있단 의견에 힘이 실려가고 있었다. 혼돈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닌텐도가 새로운 게임기를 개발하고 있단 정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명 NX. 지금의 스위치다.
▲ 보안이 너무나 철저했던 NX, 컨셉만 봐도 당시 정보공개가 얼마나 제한적였는지 느껴진다
스위치는 개발기간 내내 기기외형과 스펙에 있어 베일에 가려져 어떤 형태로 출시될지 루머가 끊이지 않던 제품였다. 그러나 막상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는 언제나와 같이 닌텐도스런 게임기로 유저와 마주했다. 하이브리드 컨셉을 통해 거실에선 가정용, 밖에선 휴대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고, 테그라 칩셋을 통해 휴대기기임에도 파워풀한 성능을 보여주는 기기를 출시한 것이다.
가정용 콘솔인 플스나 엑박에 비해선 여전히 스펙이 부족했지만 닌텐도는 자사 대표타이틀인 젤다의 전설과 마리오 오디세이를 통해 흥행대박을 이뤄낸다. 여기에 도무지 이해할수 없었던 국가코드를 스위치에 없앴고,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 등을 보강해 현 트렌드에 부합코자 하는 변화를 보였다. 우리 닌텐도가 달라졌어요-라고 보일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닌텐도가 다시 한번 왕좌에 오른 순간이였다(물론 대한민국 스위치유저의 원성은 반비례로 날로 높아져만 가고 있다)
게임보이 발매 30주년을 맞아 살펴본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선 불패였으며 백전백승을 이뤄낸 저력을 보였다. 스위치 발매가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아직 아무것도 확실할 순 없으나 닌텐도가 다음 휴대기기로 3DS 정통후속기기를 선보일지, 아니면 하이브리드 컨셉을 통해 거치와 휴대를 통합한 전략을 지속 구사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물론 닌텐도가 지금까지 보여왔던 행보와 아이디어를 본다면 그들이 보여줄 다음 콘솔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만큼 놀라운 아이템일 것은 자명하다:)
'Game > Conso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닌텐도, 신규 게임기 특허출원! 3DS 후속작은 나올수 있을까? (0) | 2018.04.23 |
---|---|
닌텐도 라보, 버라이어티 키트 실물공개 (0) | 2018.04.22 |
SNK가 선보일 신형게임기는 네오지오일까 (0) | 2018.04.20 |
다크소울 리마스터, 닌텐도 스위치버젼 공식 출시연기 (0) | 2018.04.18 |
플스4 밀봉씰, 보증스티커가 불법?! (0) | 2018.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