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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Multi-Paltform

100원으로 오락실 끝판왕 가즈아

지금의 초등학교가 있기 전, 필자가 국민학생이던 1990년 초반엔 동네에 오락실이 몇 개씩 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파이날 파이트, 캐딜락, 던전앤드래곤, 사무라이 쇼다운 등 그 곳엔 수많은 명작게임이 즐비했고 가지고 있는 동전이 금새 바닥나곤 했었다.


당시 오락실을 들락거리던 꼬맹이들 모두가 동전 탕진의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던 상황. 그래선지 100원짜리 동전 하나로 게임오버없이 특정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단 고급정보가 많이도 공유됐었다. 지금처럼 인터넷도 없던 시절였지만 이 같은 꼼수는 같은 반 친구끼리 구전으로 전해지기도 했고 다른 사람의 게임 플레이를 등뒤에서 훔쳐보며 비전을 습득하기도 했다.


오늘은 단돈100원으로 원코인 클리어가 용이했던 게임. 100원짜리 하나로 국딩(지금의 초딩)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던 그 시절 게임들을 추억해본다.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1993년 발매된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 국내에선 야구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게임스토리는어떤 높은 분이 야구와 관련된 보물을 도난당하게 되는데, 이를 되찾기위해 시애틀, 라스베거스 등을 누비는 주인공들의 활약을 담고 있다(의뢰주가 최종보스라는게 반전이지만...자작극였단거다...)



여튼 뭐 나름의 반전을 가진 이 게임은 리노라는 녹색 캐릭터를 선택하는게 중요했다. 조이스틱을 회전하며 점프하면 썬더볼트킥이라는 기술이 발동하는데 거의 무적의 기술이라 이 기술 하나면 끝판까지 순항이 가능하다. 등장하는 4명의 캐릭터 중 오직 녹색 캐릭터만 이 스킬이 가능했기에 4인플레이시 선점하려고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반대로 이 캐릭터를 양보해준 친구는 그야말로 대인배였다


-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플레이 영상 -




WWF레슬패스트

1991년 발매된 프로레슬링 게임으로 지금의 WWE를 소재로 만든 게임이다. 당시 AFKN이라는 주한미군방송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레슬링을 방송해줬는데 헐크호건, 워리어, 데몰리션, 어스퀘이크 등등 다양한 기믹을 가진 선수들이 인기를 끌어 게임도 덩달아 인기였다.



이 게임의 원코인 클리어는 달려가며 팔로 상대방의 목을 가격하는 크로스라인이라는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냐가 중요했다. 밀리언 달러맨, 얼티밋 워리워를 통해 이 기술을 완벽하게 숙지한다면누구나 끝판왕인 레전드 오브 둠을 격파할 수 있었다.



추가로 WWF레슬패스트는 지금의 관점으론 혜자게임이라 불릴만한 요소가 있었는데 게임이 2회차까지 반복 가능했다. 끝판왕을 격파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또 끝판왕까지 즐길수 있어 100원으로 1시간 이상 족히 플레이가 가능했다.




킹오브파이터즈96

SNK의 대전격투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에도 특별한 꼼수가 존재했다. 사이코 솔져팀 친 겐사이의 망월취라는 기술인데 드러누우 상태로 이동, 기상하며 발차기 공격을 해 판정이 대단히 좋았다.

 


실제사람과 대전시엔 써먹기 어려운 기술였으나 CPU와 대전시엔 이 기술하나면 최종 스테이지도달까진 기술처럼 누워서 떡먹기였다. 그리고 보면 캐릭터 이름이 겐사이...기술은 꼼수를 넘어 개사기였다..아재요




슬램덩크 슈퍼슬램


1995년 반프레스토가 제작한 슈퍼슬램은 만화 슬램덩크를 기반으로 만든 농구게임이다. 만화같았던 게임 오프닝과 원작의 캐릭터특징을 적절히 녹여내 많은 인기를 끌었던 기억이 난다. 이 게임 원코인 클리어 비결은 북산 또는 상양을 선택하는게 시작이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정대만은 3점슛 능력이 탁월했다. 게임에서도 같은 스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대만에게 공을 넘기고 슛라인에서 훼이크 무한반복 후 노가드 상태서 슛을 던지면 됐다. 상양의 경우 센터포지션인 성현준을 통해 페이드 어웨이 슛을 던지면 상대 가드를 따돌릴 수 있어 꼼수로 통했다. 앞서 살펴본 다른 게임들과 달리 타이밍에 감각이 더딘 사람은 쓰기 어려운 꼼수였다




세이부컵 사커

1992년 발매된 축구게임으로 국내에선 세이브 축구로 더 익숙하다. 게임 난이도 자체가 상당히 높았던걸로 기억되는데 꼼수없이 정상적으로 플레이해서 CPU를 상대하기 벅찰만큼 어려웠다. 




허나 의외로 간단한 패턴을 통해 클리어가 가능했는데 좌우에서 롱패스로 공을 띄운 후 헤딩슛을 날리면 골망을 쉽게 흔들 수 있었다. 뒤로 갈수록 이조차도 어렵긴 했지만 말이다




철권3

개인적으로 철권 초기작과 후속작 2탄은 세가 버추어 파이터의 아류작이라 여기며 외면했었다. 헌데 철권3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쇄신. 오락실에 등장했을땐 자연스레 철권에 관심이 쏠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국민캐릭터 폴 피닉스로 철권에 첫 입문. 붕권만 내지르며 CPU와 대전하곤 했었는데 대인전에선 물론 씨알도 안 먹히긴 했다. 그래도 붕권의 럭키 히트면 끝판까지 무리는 없었다.




위 언급된 게임들은 이제 마메나 에뮬레이터로 쉽게 구동할 수 있고 심지어 멀티플레이까지 지원해 누구나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100원짜리 동전 몇 개로 오늘을 웃게 하고

내일을 설레게하던 그 때 그 오락실이 가끔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