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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ech

티스토리는 왜 네이버한테 미운 털이 박혔을까.

카카오 로고

진퇴양난. 나아갈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을 이르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요즘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 때문이다. 티스토리는 Daum이 운영하고, 관리중인 블로그로 현재는 카카오가 서비스 중인 플랫폼이다.


다음이 모체인 이 티스토리를 선택해 꾸준히 굴리고 있는 이유는 내 블로그 성향때문이다. 나는 블로그를 수익형 블로그로 키우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원고비 받아가며 쓰기싫은 말 주절대기가 싫었고 수익이 미비한 애드포스트를 달기가 싫었다.


구글 애드센스

그래서 블로거에게 수익을 배분해주는 부분에서 나름 공정한 잣대를 가진 구글의 애드센스를 택하게 됐고 국내 블로그 서비스 중 유일하게 애드센스 장착이 가능한 티스토리를 선택하게 됐다. 다른 대안이 없었고 이외의 선택지가 없었단 얘기다. 


이 선택과정에서 안고 가야 할 부분 하나는, 티스토리가 네이버 플랫폼 블로그가 아니기 때문에 노출수에서 다소 불리한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는 거였다. 같은 글을 써도, 티스토리는 네이버 블로그보다 초록색 검색창에서 상위에 노출될 확률이 높지 않았다.


 

그건 플랫폼 사업자가 검색값에서, 중립성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분과는 현실적으로 대치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걸 알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 자사 블로거를 우대하고 자사의 컨텐츠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함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헌데, 최근 이런 이해범주를 넘어설 정도로 판이 크게 흔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 네이버, 외부블로그에 칼을 빼다.

네이버 웹마스터도구

사건발단은 지난 7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이트 검색값을 수집하는 네이버 웹마스터도구가 이 날 갑작스럽게 검색 수집실패 메시지를 띄우며 티스토리 및 외부 블로그, 여타 사이트 값을 정상적으로 수집하지 못하는 장애를 일으켰다.


문제에 대해 특별한 공지가 띄워지지 않은 채, 그 날부터 네이버 검색값에선 이상징후가 발견됐다. 티스토리 블로그 포스팅이 초록창 검색값에서 뒤로 밀려버리는 의도적인 조정정황이 보인 것이다. 티스토리 블로거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고 방문자 급감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내가 운영 중인 블로그 또한 방문자가 반에 반토막까지 줄어드는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됐는데, 이 문제는 5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속 중에 있다. 애드센스 수익의 수직 하락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여기에 더 답이 없는 건 이 이슈가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티스토리에 볕들 날, 쉽지 않다.

티스토리 로고

네이버는 블로썸데이라는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 블로그의 대대적개편을 알렸다. 행사에선 수 많은 개편사항이 공개됐는데,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애드포스트의 변화였다. 네이버 블로거는 지금까지 포스팅 최하단에 파워링크 형태의 텍스트 광고를 게재하는 것 외엔 정식수익 창출이 불가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네이버 블로거는 포스팅 본문 내 광고를 게재해 광고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표면적으로 티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컨텐츠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블로거에게 문을 열어준것이다. 네이버는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구글이다.



구글은 애드센스를 통해 유튜버와 광고게재자에게 수익을 환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오는 유튜브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였고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였다.


네이버TV

여기서 그들은 자사 블로그 개편을 통해 답을 찾기로 했다. 네이버 블로거에게 수익창출이라는 당근을 제시하고 블로거에게 더 많은 컨텐츠를 작성하고, 더 많은 동영상을 올리도록 독려 하기로 정책노선을 정했다. 올려진 영상은 네이버TV와 연동시키고 검색값 노출도 장려한다는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자사 서비스 강화, 트래픽 확보, 해외플랫폼 견제라는 네이버의 큰 그림이 시작된 것이고, 이 행보에는 티스토리와 같은 외부 사이트의 배제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 배제는 기존의 검색값조정이나 저품질블로그 제외와는 좀 다른 차원이 될 공산이 매우 높다. 네이버의 블로썸데이 정책개편 방향대로라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초록창에서 티스토리가 제외될 수 밖에 없어서다




짧게는 1달, 길게는 3달을 보다.

데드라인

이 블로그 운영에서 네이버 노출에 대한 기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남은 건 Google과 Daum 검색에서 어느 정도 유입이 일어나고 최소한의 애드센스수익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다. 생각했던 최소한의 애드센스 수익조차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는 티스토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네이버 블로그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네이버가 원하는 게 이렇게 티스토리 블로거가 자사 블로그에서 컨텐츠를 발행하길 바라는 걸 알지만, 사태가 지속된다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말그대로 진퇴양난의 티스토리다.